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5년 간 집권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그는 재임기간에 노벨 평화상도 수상했다. 퇴임 이후 자신이 만든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1월4일 김대중의 자택을 방문했다.

두 정치 거목의 만남 이후 한나라당이 DJ를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투기꾼들의 떳다방 정치" "도박정치" "위장 교란정치"라고 비난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DJ식 술수정치"라고 폄하했다. 이런 분위기는 한나라당이 DJ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유일한 대안·수권정당인 한나라당이 DJ를 무서워해야 할 7가지 이유를 분석해 본다.

 
1. DJ+盧 10년정권 유지

▲김대중  전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은 5년 간 집권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 이후 5년을 집권, 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보면 김+노세력은 10년 간 집권한 세력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분당, 지지세력의 이탈로 인기가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노세력은 두 번에 걸쳐 집권에 성공한 지지세력과 그 집권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세력은 집권세력이므로 대선에서 한나라당보다 유리한 조건을 많이 가지고 있다.

 
2. 몰표지역 호남결집 정계개편

호남은 두 번에 걸친 수권지역이다. 1997년에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로, 2002년에는 영남후보를 내세운 호남+PK 후보 전략으로 집권한 지역이다.
 
특히 2002년 대선 당시 호남은 90% 이상의 몰표로 수권을 성취해 냈다. 김대중이 호남결집을 통한 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파괴력이 있다고 본다. 영남이 지난 역대 정권에서 36년 간 집권했으니 호남은 향후 5년 더 집권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3. 민주+평화지향 개혁정치인

김대중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때부터 한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적으로 민주화 투쟁을 해왔다. 집권 5년 기간에는 남북화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노벨 평화상도 수상했다.
 
또한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해 온 평화주의자다. 민주와 평화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이자 미래지향적 신념이다. 김대중의 민주와 평화지향성은 현실적으로 보수단체나 정당에 의한 도전이 있을지라도 미래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4. 글로벌 안목 가진 지식정치인

김대중은 미국에서 3년 간 체재했다. 재임 5년 기간 동안, 외교에도 전념했다. 이런 경험으로 익혀진 글로벌 감각은 뛰어난 셈이다. 글로벌 시대의 정치감각을 가지고 있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정치인과 비교해 지식리더십 소유의 정치지도자이다. 민주화 신념, 대중경제론, 햇볕정책 등등의 지식 리더십을 소유하고 있어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대중의 지지를 얻어왔다.

 
5. 영호남 지역 화해주의자

김대중은 집권 5년 기간에 영남과의 화해를 추진했었다. 자신을 투옥하고 박해했던 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까지도 포용하는 정책을 폈다.
 
이는 영남출신 집권자에 대한 포용이기도 했으나 영호남 화합을 위한 결단이기도 했다. 그가 집권기간에 보여주었던 영호남 화해정책은 정치판에서 사라진 게 아닌 미완성의 사실로 남아 있다.

 
6. 전통지지 세력 재통합

김대중·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그들의 영광이기도 하겠으나, 그 내부를 뜯어보면 지지세력의 성공이다. 노무현 집권 이후 지지세력의 분열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지 세력이 재통합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된다면 재집권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두 번을 이겼는데 세 번은 못 이기겠는가?

 
7. 돈·정보를 쥐고 있다

차기 대선 시점에서 볼 때 김대중·노무현과 그 세력은 10년 간 집권한 세력이다. 그 사이에 새로운 재벌도 탄생했고, 호남인들의 재산도 증식됐다. 또한 시민단체들도 숱하게 만들어졌다. 결국 차기 대선 역시 경제력과 정보의 싸움이다. 이런 점에서 김대중과 그 세력은 경제력과 정보를 쥐고 있어 결코 불리하지 않다.

한나라당은 현재로 봐선 유일한 대안, 수권정당이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김대중의 7가지 장점을 무서워해야 한다. 방심하다가는 수권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아니면 김대중의 7가지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 영호남 합작정권을 만드는 방안도 물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김대중 세력을 분열시키거나 퇴패케 하는 승리의 프로젝트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