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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민족의 태양”
문일석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8월18일 오후 서거했다. 태양은 하나 뿐 결코 둘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정치적으로 유일한 호남의 태양격, 홀로 크게 빛을 발했던 태양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호남민중에게 있어 종교를 비유해서 말한다면, 신적(神的) 인물이었다.
 
호남은 박정희 정권 때부터 냉대 받는, 비권력의 땅이었다. 박 정권은 DJ가 자신들의 군사-독재-장기집권을 비판했다 해서 일본의 동경에서 납치, 한일 외교분쟁도 불사했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때는 수많은 이들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노태우-정호용 등 영남군부에 의한 '광주학살'로 불리운다. DJ는 이때도 수감돼, 사형수 생활을 했다.
 
호남에서는 살아 있는 신과 같은 정치인
 

▲ 김대중 전 대통령     ©김상문 기자

누가 뭐라해도,  DJ는 호남에서는 살아 있는 신과 같은 정치인이었다. 신은 누가 만드는가? 종교학적으로 따지면, 결국 신도 인간이 만든다.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신앙의 정점에 있는 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진대, DJ는 호남민중들이 자신들이 느껴온 정치적 차별과 긴 한을 풀어줄 기대인물이었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었다. 그리하여 인간이면서 신적 지위에 올라간, 단 하나뿐인 이 시대 호남 민중의 영웅이었다.
 
DJ는 호남(湖南) 민중의 태양(太陽)이자 신(神)이었다.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태양이자 신이었다. 더 나아가 북한을 포함, 지구상에 흩어져 살아온 한민족의 정치적 태양이자 신이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받아들인 나라이다. 국체, 즉 나라의 몸이 자유민주주의인 것이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다.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그를 비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DJ의 부인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일 수도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DJ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질기게 한 평생 살았던 정치인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운은 날로 융성,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이 모두 민주주의라는 국가의 몸(國體) 때문이다. DJ의 일생은 오직 나라를 위한 길고긴 장도(長途)였다.

 DJ의 업적, 새로운 시도로서 '영호남 합작정부' 만드는데 기여
 
DJ는 집권기간(1998.2-2003.2)에 몇 가지 빼어놓을 수 없는 업적을 남겼다. 우선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그가 첫번째 수평적 정권교체의 주역이라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는 여와 야의 교체집권이 최대의 미덕으로 꼽힌다. 그런데 DJ가 비로소 첫 정권교체를 이룩,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소수 유권자 지역인 호남출신인 DJ의 집권은 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한 '호남정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집권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DJ는 취임과 동시에 IMF의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2년이라는 단기간에 IMF위기를 극복, 국난을 이겨냈다.
 
DJ는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분단 이후 최초의 정상회담이었다.

 

그 이후 금강산 관광, 민간인의 북한방문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졌다. 경제적으로 북한을 지원, 북한의 경제발전을 간접적으로 돕기도 했다. 그해 연말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국격이 그 만큼 높아진 것이다.
 
DJ는 재집권에도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부산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을 열어주어 호남+부산-경남 집권이라는 새로운 시도로서의 '영호남 합작정부'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김대중-노무현 10년 집권은 극우사회를 중도사회로 만드는데 기여한 기간이 됐다. 한쪽에 치우쳐져 온 한국 정치의 중도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었다.
 
DJ는 집권 기간에 경제적으로 벤처를 육성시켰고, IT기술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켜 우리나라를 정보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태양적 인물인 DJ가 사망(서거...

태양이 빛을 잃으면 어둠이 몰려온다. 그렇듯 태양적 인물인 DJ가 사망(서거)했다. 당연히 호남 민중들은 정신적 공황, 어두움 속에 휩싸일 것이다. 새로운 큰 인물, DJ 보다 더 크거나 그와 버금갈 수 있는 큰 인물을 대망하면서 그 어둠을 묵상할 것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추앙해오던 신이 사망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호남민이 DJ가 인간인줄 알면서도 그에게 신에 준할 정도로 깊은 신뢰와 믿음을 보냈던 것에 대하여 그의 멸(滅),즉 인간이기에 자연으로, 흙으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호남민들은 가슴으로 슬픔을 맛볼 것이다.

 

그는 불멸(不滅)의 존재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떠나 보내야하는 슬픈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DJ에 대하여 굳이 작은 지역인 호남을 전제로 한 것은, 그가 태어난 고향이 호남이기 때문이다. 호남이란, 전라도의 제한된 땅덩이를 말함이지만, 실제로 정신적 영역에서는, 장소를 막론하고 그를 존경하는 염(念)이 강하다면, 그런 그들이 살고 있는 그곳 자체가 호남이 될 수도 있어, 지역적인 제한성을 탈피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DJ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역임, 호남을 넘어 이 땅이 낳은 큰 인물이다.
 

▲ 김대중,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그럼, DJ는 왜 호남에서는 신적 존재에 다다랐을까? 호남민들은 DJ가 자신들보다 앞장서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호남민들의 영광, 즉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해주었다고 믿었다.

 

호남민은 영남민에 비해 소수이다. 하지만 그 소수의 유권자를 결집시켜 권력을 쟁취, 정치적 한풀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D는 민족이 갈라진 남북분단의 상처치유를 위해 평생 일했던 정치인이었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취해냈고, 남북한 화해-협력의 신기원적 모델을 창출했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성경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 땅으로 이끌고 갔던 신앙적 지도자였다. 마찬가지로 DJ는 호남민을 이끌었던 정치적 중심인물이었다.
 

▲ 김정일,-김대중 남북정상회담


호남의  태양-신적 존재로서의 DJ의 육신이 멸(滅)한다면, 호남은 잠시, 일정기간, 허탈함에 빠져 있을 것이다.
 
DJ보다 웅대한 대한민국인이 출현하기를 대망한다
 
이쯤해서 바라는 일이 있다. 바라건대 그 허탈함의 기간이 길지 않고, 다시 움트는 새싹의 새순이, 대한민국과 세계 앞에 기여할 수 있는 위대한 DJ의 후신이 나타났으면 한다. DJ 보다 뛰어난 정치인물이 호남, 아니 대한민국에서 다자(多者) 배출되어 호남의 태양-신적 위치에 있는 DJ를 그이 아래로 끌어 내렸으면 한다.

 

DJ보다 웅대한 대한민국인-한민족이 출현하기를 대망한다. 아니 갈망한다. 그 웅대한 인물이 영남출신이면 어떤가? 그렇지 않는 한 그가 호남, 아니 대한민국, 한민족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빛나는 태양-신적인 후광(後光)을 발하는 대한민국인으로 추념되어질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8월11일 입원 중인 DJ를 문병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이신만큼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정파나 출신지역을 떠나 이 대통령 다운 한마디였다.
 
끝으로, 혹연 필자의 이 글이 지역감정을 조장했다고 비난하는 이가 있다면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 욕설이 날아오더라도 감수하겠다. 
 

▲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문일석 브레이크뉴스  발행인(왼쪽).     ©김상문 기자

*집필후기/필자는 운이 좋게도 긴 연륜을 토요신문, 일요서울, 주간현대, 일간 '펜 그리고 자유', 브레이크뉴스의 편집국장 혹은 발행인으로 일해왔다. 이 기간에 호남출신 기자로서 DJ와 인터뷰를 가장 많이 가졌던 기자였다. DJ는 1992년 대선, 1997년 대선 기간에도 필자에게  단독 인터뷰를 허락 했다. 이어 1998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한 이후 첫 번째로 필자에게 인터뷰 기회를 주었다. 2003년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필자에게 단독 인터뷰의 기회를 주었다. 모두 7회, DJ와 긴 시간(1시간 이상씩)의 공식 단독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아마 DJ와 가장 많은 단독 인터뷰를 가진 기자일 것이다.
 
인터뷰 후일담을 말한다면, DJ의 정치적 논리는 항상 명쾌했다. 말한 그대로가 명문장이었다. 그리고 기억력이 대단했다. 인터뷰 가운데 나오는 통계수치나 연도 등을 말하는 수치가 항상 적확했다. 기억력이 비상했다.

 

그리고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목소리와 그 기운이 항상 차고 넘쳤다. 기자 35년, 수많은 취재원들을 만났지만 그와 같은 거물급 취재원을 만나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DJ와의 인터뷰는 필자로선 '영광'의 순간이었다. DJ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큰사람”이었음을 고백한다. moonilsuk@korea.com
/인터넷신안신문(http://sanews.co.kr) =브레이크뉴스=http://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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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19 [06:28]  최종편집: ⓒ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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