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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숨결' 느껴지는 목포역 광장
격동의 순간마다 DJ '힘' 충전, 목포시민들은 구름인파로 화답
편집국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주ㆍ전남을 자주 찾지는 않았지만 방문할 때면 시ㆍ도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의 유세 장소에는 시민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그의 마이크 앞으로 모였다. 김 전 대통령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한국 정치사의 거목이었지만 시ㆍ도민들의 아픔에는 함께 눈물을 흘릴 정도로 다정다감한 이웃집 아저씨였다.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목포역 광장. 잔잔한 추모곡이 퍼져 나오고 분향소 좌우에는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조문객들을 맞았다.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분향을 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은 한송이 국화를 영정앞에 놓고 정성을 다해 큰 절을 올렸다. 일부는 너무 감정이 복받쳐 오열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홍도 여행을 다녀오던 정민숙(44ㆍ목포시 중앙동)씨는 "여행지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나라의 기둥이셨던 큰 어른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분향소가 설치된 목포역 광장은 고인과 지역민들에겐 '남다른 해방구'였다. 박정희 정권시절 차별과 소외를 받던 지역민들은 이곳에서 정치적 격랑기때마다 자신들의 의지를 분출했다.
 
또한 고인에게는 자신을 아낌없이 지지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정치적 공간이기도 했다. 정권의 의도적 소외와 차별로 인해 변방에 머무르던 지역. 그러나 목포역은 굴하지 않고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역사의 현장이자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 김 전 대통령이 85년 미국 망명을 끝내고 귀국 후 그의 고향 신안 하의도를 방문하기 전 목포 선착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전남일보 제공

 
김대중 전 대통령과 목포역 광장의 대표적 인연은 지난 1967년 제7대 국회의원선거 때였다. 당시 재선의원으로 민주당 후보로 목포에서 출마한 고인은 장성 출신으로 체신부장관을 역임한 공화당 김병삼씨와 한판 대결을 벌였다.
 
이 선거구는 박정희 대통령이 현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전국적인 뉴스의 초점이었다.

당시 박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10명이 떨어져도 되지만 김대중 당선은 안된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인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 위협을 느꼈다.

선거 당시 고인을 보좌했던 정석봉(67ㆍ현 목포시의원)씨는 "목포역 광장 정당 연설회서 민주당 박순천대표가 이렇게 치열한 전쟁속에서 DJ가 당선되면 71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인물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선거가 전쟁과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박순천 대표의 평가대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고인은 4년 뒤 71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목포역 광장에서 "박정희 군사 정권은 이번 대통령 선거를 끝으로 총통제를 기도하고 있다"고 폭로하는 등 열변을 토했다.
 
이후 대선에서 아쉽게 패한 고인은 박정희 정권에서 가택 연금 등 시련이 따랐고, 설상가상 박 대통령 서거후 집권한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85년 망명지에서 귀국한 DJ는 87년 사면 복권돼 28년만에 고향 하의도를 들르기 위해 찾은 목포역 광장에서 다시 사자후를 쏟아냈다. 말할 것도 없이 늘 그랬던 것처럼 광장을 메운 수많은 시민들은 사선을 넘나들며 무사 귀환한 그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88년 목포역 광장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권노갑 신민당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전남일보 제공
목포 죽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김광영씨는 "미국 망명에서 돌아온 후광 선생을 보기 위해 목포여상고 입구에서 목포역광장 일대가 입추의 여지도 없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는 이어 "당시 목포 인구가 20만명이었는데 이때 목포 인구의 절반인 10만명이 이 일대에 운집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7년, 92년, 97년 대선에서도 목포역 광장은 DJ에게 한없는 지지와 사랑을 몰아준 원천지자 정권교체의 진앙지였다.
 
이때 DJ를 보기 위해 목포역 광장을 찾은 규모는 10만명 정도. 당시 목포시 인구가 2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시민의 절반이 목포역 광장에 들른 셈.
 
그리고 참석자들은 집회가 끝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의 노래를 합창하며 '대통령 김대중'에 공감대를 다시 확인했다.

특히 목포역 광장은 고인과의 관계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 현대 정치사의 아픔인 5ㆍ18과도 연관이 있다. 80년 5월20일 목포지역 시민단체를 비롯한 전남지역 시민단체, 학생들이 이곳에서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 수괴로 구속된 DJ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5ㆍ18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생전에 마지막 나들이였던 지난 4월 24일 하의도 방문 길에도 후광은 목포역광장을 들렀고, 그로부터 4개월 후인 현재는 같은 곳에 후광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전남일보 김명수.박성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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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21 [07:11]  최종편집: ⓒ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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