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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떠도는 '이명박 낙마론' 실체

<추적> 이명박 BBK·부동산·말실수…곳곳에 도사린 시한폭탄

심순기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끝없는 의혹과 끊이지 않는 ‘낙마론’의 근거는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일까? 또 그러한 의혹과 ‘낙마론’ 등은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일까?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관련 의혹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점이 2007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옥죄고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주장이다.

여론조사기관들은 “국민들 대다수가 이 후보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의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조사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콘크리트 같은 지지율을 자랑하는데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낙마론’이 왜 자꾸 불거져 나오는지 그 실태를 추적해 보았다.

대선후보 이명박 위태론 긴급해부

"삐끗하면 뇌관 터질라!"

여의도 정가에서 끝없이 맴돌고 있는 ‘이명박 낙마론’은 “대선후보 정식등록 이전에 이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국면이 올 것”이라는 게 주된 골자다. 혹은 대선후보로 등록한 뒤 완주하지 못하고 사퇴할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이명박 낙마론’을 제기하고 중심에는 한나라당의 극점에는 대통합민주신당이나 그 외의 예비후보 진영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명박 낙마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주변의 보수단체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들과 지난 8월까지 이 후보의 특보를 지냈던 인물,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이명박 낙마론’을 유포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치열한 경선과정을 거치는 중에도 ‘이명박 본선 낙마론’이 큰 이슈로 등장했었다. 이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치렀던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 진영에서도 이 같은 ‘이명박 낙마론’은 대세를 이루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경선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가장 첨예하게 대두된 이슈였던 ‘본선 경쟁력 약화’와 ‘본선 진출 실패’ ‘본선 낙마’ 등의 문제로 이명박 후보는 경선 직전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그 결과로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는 패배하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일반국민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리를 거두면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되었지만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의혹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시 거론되던 의혹들을 철저하게 파헤쳐 제대로 된 검증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낙마론’은 없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이명박 후보의 경선 당시 특보였던 한 인사도 “이 후보를 옆에서 지켜보는 동안 그가 본선에 가면 낙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지난 8월 초순 이명박 캠프를 떠났다.

이처럼 한나라당 안팎에서까지 이명박 낙마론이 불거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BBK 검증문제’ ‘도곡동 땅문제’ ‘해외 부동산 의혹’ ‘여성 관련 루머’ ‘거품 지지율’ ‘온갖 말실수’ ‘정책문제’ 등 수많은 문제와 의혹들이 마치 시한폭탄처럼 타임 스위치를 작동시킨 상태로 폭발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BBK 검증 폭탄의 귀환

이런 여러 가지 의혹들은 지난 여름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국민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지만 경선후보 검증 청문회는 한국 최초로 시도되었다는 역사적 의의만 남긴 채 밋밋하게 끝나고 말았다. 후보 검증 청문회를 열기 전에 각 후보에게 질문지가 전달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해 나왔기 때문에 검증이 제대로 될 리 없었던 것.

경선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더 이상의 논의를 중단했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검증의 불씨’가 살아 있었다. 더구나 지난 10월17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검증의 불씨’가 되살아나 조금씩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BBK 주가조작 문제와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도곡동 땅의 경우 이 후보의 큰형과 처남이 주인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제3자가 실제 소유주라고 밝혔다. 더구나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이 검찰수사에 불응한 상태로 일본으로 장기출장을 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이 고소를 모두 취하하자 그제야 귀국해 ‘검증 불씨’를 살려놓은 장본인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BBK 문제는 현재 국감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 문제는 어떤 식으로 처리되든 이 후보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리한 방법은 BBK 문제가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이다. 이 후보가 실제 소유주라는 의혹도, 현재 BBK가 투자한 MAF 펀드의 투자 사실도 세간에 오르내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만일 BBK의 실제 소유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상실까지 거론될 만큼 커다란 위기에 봉착한다.
이 후보가 BBK의 실제 소유자도 아니고 일반 투자자임이 밝혀져도 MB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해온 이 후보가 엄청난 금액을 38세의 낯선 교포 청년에게 투자해 이 후보측 주장대로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은 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서울시를 발전시킨 성공한 경제인이라는 이미지는 현재 이 후보의 지지율을 받쳐주는 든든한 자산이다.

그런데 친분 관계가 없던 교포 청년에게 속아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가 날렸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경제를 보는 이 후보의 안목이 신통찮다는 점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법원은 이 후보의 소송대리인 김백준이 제기한 ‘김경준 BBK 전 사장 송환 연기신청’을 지난 10월25일 기각했다. 이제 더 이상 김경준을 미국에 붙잡아 둘 명분이 없게 됐다. 김경준이 돌아온다면 이 후보와 BBK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 후보는 ‘무능력자’ ‘거짓말쟁이’라는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지도 모른다.

지지율 50% 중 10%는 거품?

한나라당 주변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한 당내 인사는 “50%가 넘는 이 후보의 지지율 중 10%는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20%는 정통 한나라당 지지층이고 나머지 20%는 경제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범여권 후보든 제3의 후보든간에 이 후보의 경제정책보다 더 나은 공약이 출현하거나 이 후보의 경제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이 20%의 지지층은 순식간에 이탈할 확률이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아직 30% 넘게 차이가 나지만 상황에 따라 좁혀질 수 있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이다.

최근 <세계일보>와 YTN>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매우 의미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그것이다. 1000명의 표본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세계일보>의 응답률은 23%였고 YTN 응답률은 고작 10% 초반에 그쳤다.

이는 곧 1000명 가운데 100~230명만이 여론조사에 응답을 했고, 그 가운데 60~120명 정도가 이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나타난 여론조사가 이 후보의 ‘54% 지지율’이다. 하지만 실제 표본 대상인 1000명으로 비추어 보면 이 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약 10% 안팎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응답률이 적어도 30% 이상은 되어야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데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최근의 조사결과는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주된 지적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어떤 식으로든 하향화 움직임을 보인다면 ‘후보 교체론’은 당내에서 표면화될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수면 아래에서 그 기회만 노리고 있는 ‘후보 교체론’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40%대 초·중반에 오게 되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후보 정식 등록일일 11월19~20일까지 50%대를 유지한다면 ‘후보 교체론’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후보가 어떻게 현재의 정치상황을 극복하고, 대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상승세를 꺾으면서 50%대 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해외 부동산 게이트 터질 수도

이 후보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은 ‘부동산 문제’다. 지난 경선 때 ‘도곡동 땅에 대한 의혹’은 하마터면 그를 경선에서 탈락시킬 위기 상황으로 몰고갈 뻔했다. 다행스럽게도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던 중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선교단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면서 도곡동 의혹에 대한 국민 시야를 가렸던 것이 이 후보를 대선주자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검찰은 도곡동 땅의 주인을 ‘제3의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아직 그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과정에서 또다시 이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검찰이 수사에 정식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후보가 이 땅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도덕성에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후보를 지지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도덕성과 지지는 별개’라고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일부와 범여권에서는 이 후보가 해외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면 이 같은 의혹이 어떤 식으로든 다시 등장할 것이고 이 문제가 표면화된다면 이 후보로서는 사실유무를 떠나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검찰수사로 구속되면 그것으로 ‘끝’

가장 이 후보를 난처하게 만들고 ‘낙마론’의 주요 배경이 되는 게 검찰수사다. BBK 문제도 그렇지만 청와대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되면서 검찰은 이 후보에게 출두를 요청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정치탄압이라면서 검찰소환에 불응하고 있지만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따라서 칼자루는 검찰이 쥐고 있다. 이 후보를 강제 소환하거나 법정에 기소하게 된다면 이는 대선 이후까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 된다. 검찰로서는 이 후보를 소환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 명예훼손의 키를 쥐고 있는 피고가 바로 이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청와대를 공격해 그동안 반사이익을 얻어왔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번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 후보가 유리한 점은 찾을 수 없다. 단지 검찰이 명예훼손 사건을 ‘정치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미뤄주기만 기다리고 있는 게 이 후보의 상황이다.

검찰은 BBK 문제에 대해 ‘대선 전 결말’이라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BBK 전 사장인 김경준이 귀국한다는 가정 아래서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재 국감을 통해 연일 발표되고 있는 자료들만 취합해도 이 후보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직접 경영했던 LKe뱅크가 BBK 주가조작에 사용한 MAF 펀드에 150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결과 MAF 펀드를 실제로 운용한 당사자가 김경준이 아니라 이 후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경제사범으로 구속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가장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다.

경제 · 교육정책 박탈감 커질 수도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이 후보가 내세운 ‘대한민국 747’과 ‘한반도 대운하’를 “수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성이 없으며, 재정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3불 정책 폐지에 대한 논란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일부 사립학교의 경우는 찬성하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준화 정책과 고교 등급제의 경우는 입시정책과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라르고 있다. 따라서 이 후보가 취소하지 않는 한,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반대여론도 비례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사교육비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인 영어교육에 대한 비중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주된 교육공약이어서 서민들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도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 자유주의 경제이론에 맞추어진 이 후보의 정책은 앞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일부 경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 대한 불신도 경제문제 때문이지만 이는 경제불황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증가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지지율 붕괴 시점을 대기업, 특히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서민들이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는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아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다시 대안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 tlfh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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