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문화유산 기행을 통한 고대국제해양도시 복원 계획

면암 최익현선생적려유허비 교감과 역주와 더불어 선사에서 근대까지  이어지는 흑산도역사현장을 찾다. 

▲ 흑산도 상라산 정상에 위치한 봉화대(진달패꽃이 피어 있는 부근)와 흑산도항                             ©김기식

신안군 흑산면 문화유적지에 대한 전라남도 지정문화재 지정신청에 대한 현지 확인 조사가 여러 차례 있어 왔다. 근래에 문화유적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도청 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은 문화재청 고용규 문화재 감정위원과 광주에서 동행하여 신안군청 이재근 학예연구사와 함께 지난 2006년 11월 30일  목포에서 흑산도를 향하였다. 처음에는 날씨가 흐리고 비까지 흩뿌렸는데, 흑산도에 도착하니 날씨는 좋았다는 후언이다.
 
흑산면사무소 김형주 흑산면장을 비롯한  이정수 관광계장(현재 신안군청 근무), 이순화 관광 담당(현재 광양시청 근무), 총무계 강영채, 신안군문화관광해설가인 김형만 해설가,그리고 신안군문화관광해설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필자와 함께 흑산도여객선터미날에 마중 나와 문화유적지조사팀들을 맞이 했고 동행하며 답사에 들어 갔다.

이는 흑산도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지를  도문화재로 지정하고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문화재를 소중하게 보존하고 가꾸고  역사와 문화가 함께 하는 관광휴양지로서 개발하기 위한  신안군 흑산면사무소 김형주 면장, 이정수 관광계장 (현재 신안군청 근무)의 신청일환으로  2006년도에 실시되었다.

▲ 조선후기 민권운동의 선구자! 김이수 선생묘소에서 김선생묘비를 역주하고 있는 문화유적조사팀일행 왼쪽으로 부터  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  흑산면사무소 이순화  관광담당(현재 광양시청 근무),  흑산면사무소 이정수  관광계장(현재 신안군청 근무), 흑산면사무소  김형주  면장, 신안군청 이재근 학예연구사,  고용규 문화재감정위원,  김형만 신안군문화관광해설가 ©김기식

문화유적조사팀 일행들은  상라산성, 제사터, 봉화대, 관사터, 무심사터, 석탑과 석등(전라남도 문화재자료), 면암 최익현 적려유허비, 지장암 암각명, 복성재(손암 정약전 유배지), 돌담, 진리 지석묘군(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진리 당집, 초령목 자생지(전라남도 기념물), 김이수묘소와 묘비 등을 지난답사를 한 자료를 토대로 지속적인 연구를 하였다.
 

▲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진리처녀당(일명 신들의 정원)으로 부근에는 전라남도기념물인 초령목이 자생하고 있다.                               ©김기식

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월 21일 <신라.고려시대 국제 해양도시 흑산도의 재발견>을 주제로 열렸던 제14회 도서해양문화 학술대회에서 ‘흑산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그때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답사 한번 하려니’ 했었는데, 이제서야 답사하게 된 것이다 라는 소감을 밝혔다.

▲ 흑산면 천촌(여티미)에 위치한  면암최선생적려유허비와 기봉강산홍무일월이 쓰여진 지장암     ©김기식

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은 답사 뒤 다음과 같은 몇몇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면암 최익현선생(1833~1906)의 문집을 보다가 흑산도와 우이도에서 적거하는 동안 남긴 글이 상당량이 됨을 알았다. 우선 민족문화추진회 고전국역총서로 간행된 <국역 면암집>에서 흑산도와 우이도 등 자료를 검색하고, 서간문은 유배기간(1876-1879) 동안의 자료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행적과 자료를 정리, 해설 주석하고 세밀한 연표집을 작성해 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선 <국역 면암집>의 연표를 기준으로 시와 기문, 서간문 가운데 연대가 표기된 자료는 해당 년월에 넣어 보았다. 그리고 연대 표기가 안되었지만, 현장이나 행적과 관련해서 시기를 알 수 있는 자료도 해당란에 맞추었다. 시기가 확인되지 않은 자료는 맨 뒤로 배치하였는데, 문집에 실린 순서대로 정리 해 보았다.
 
그리고 <고종순종실록>의 기록과 현지의 적려유허비문도 함께 정리해 보니 200자 원고지 기준 550여매 분량이 되었다. 이에 대해서 관련 연구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독회(讀會)를 하면서 주석작업을 해보자는 논의를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앞으로 기회를 마련하여 <국역 면암집>과 <표점영인 한국문집총간 325 면암집>의 대교, 관련 자료 연대 확인, 인명과 지명의 조사 정리, 문집이나 일성록 등 다른 기록 자료의 조사, 현지 확인, 구전자료의 수집 정리도 해 보고 본고에서는 적려유허비를 소개했다.
 

▲ 흑산면 천촌리(여티미)에 위치한 면암최선생적려유허비 뒷면에 쓰여진 비문     ©김기식

1924년 유허비건립, 오준선 찬, 임동선 글씨

면암 최익현은 조선말기-대한제국기의 대표적인 유림으로 1876년 강화도 수호조약이 체결되자 이에 반대하는 [五不可斥和議]라는 상소를 올렸다가 흑산도(우이도)에 유배되었다. 최익현 유허비는 흑산도 조사시 현지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사진촬영문을 대조하여 원문을 정리하였다. 비문 지은이인 후석 오준선(吳駿善, 1854-1931)의 시문집인 <후석유고>도 확인하였다. 이 비는 비문 끝에 閼逢困敦 梧秋라는 연기가 있어 갑자년 음 7월, 즉 1924년에 세웠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옆면에 ‘지장암운’ 시를 새겼는데 檀紀四二九一年戊戌十月 日 第二代黑山面議會謹竪라 하여 1958년 10월에 제2대 흑산면의회에서 최익현의 시를 새겼음을 알 수 있다.

유허비는 후석 오준선(吳駿善, 1854-1931)이 비문을 지었다. 글씨는 수암 임동선(守菴 任東宣, 1892-1960)이 썼다.

오준선의 자는 德行, 호는 後石, 본관은 나주이다. 나주 오씨 세거지는 광주 광산구 삼도동 도림마을이다. 석문 오이익(1618-1666)의 후손인 오하규의 아들로 태어난 오준선(吳駿善 1854-1931)은 나중에 오항규에게 입양됐다.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으로, 최익현(崔益鉉)·송병선(宋秉璿) 등의 기호학파(畿湖學派)와 폭넓게 교류하며 한말의 위정척사사상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말년에 용진산에 용진정사를 짓고 후학양성에 몰두한다. 문집으로 <후석유고(後石遺稿)>가 있다. 1904년 조카 동술(東述)과 종손 근호(根鎬) 등이 편집했다. 25권 13책으로 300여 편의 시, 70여 편의 편지, 잡저 26편, 그밖에 서(序)·기(記)·발(跋)·잠(箴) 등이 실려 있다. 경인문화사에서 한국문집총서 444-447집으로 영인본이 나왔다.

수암 임동선(1892-1960)은 무안 임자도[현재의 신안 임자도] 출생으로 만년에 영광에서 활동하였다. 무안[신안], 목포, 나주, 영광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기문과 시를 남겼다. 그리고 서예에도 일가를 이루었다. 문집으로 <수암일지(守菴逸志>)가 있다. 1981년 전남 영광에서 영인본 형태로 간행하였는데, 서지사항은 2卷1冊 : 揷圖, 肖像, 四周單邊 半郭 20.4 x 15.8 cm, 有界, 10行23字 註雙行, 無魚尾 ; 24.9 x 18.4 cm이다. 표제는 守菴逸志, 서문은 庚申南至望日豊川人芝山任善宰識, 발문은 三從祖任又淳識, 苞山郭元永謹書, 淳昌人薛楨洙謹書이다. 

▲ 면암 최익현 선생이 유배생활하면서 흑산면 진리에서 서당을 열었던 일신당터로 현재는 이상조씨 가옥이 들어서 있고  서당터 입구에는 서당샘,  뒷동산에는 의두암이 자리하여 옛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하고 있다..        ©김기식

자료 집대성과 주석작업이 이어지기를

이상에서 흑산도 답사를 계기로 면암최익현 선생이 적려유허비에 대한 교감과 역주를 해 보았다. 비문은 후선 오준선이 짓고 수암 임동선이 쓴 것으로 1924년 음 7월에 세웠다. 1958년에는 ‘지장암운’ 시를 추각하였다. 현지의 비문과 비문을 지은 후선 오준선의 문집인 <후석유고>에 실린 비문, 그리고 <면암선생문집>의 시[지장암운]와 대교를 하면서 교감을 하였다. 그 결과 고자(古字) 등 표기상의 차이도 발견되며 내용의 가감도 있었다. 지장암 시 또한 10글자가 차이가 있었다.
 

▲ 흑산면 사리에 위치한 손암 정약전 선생이 유배생활을 하며 자산어보를 저술하고   섬마을 사람들에게 후학을 양성했던  사촌서당                                    ©김기식

면암 최익현의 흑산도 유배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최익현 유배시절의 주요기록’(신안문화원, http://sinanculture.net), ‘흑산도와 유배의 삶 -최익현과 지장암-’(김정섭, http://heuksando.pe.kr), ‘구한말 의병장 최익현 -1833.12.5∼1906.11.17-’ (최성환, 서해안 인물열전 제12회, 04. 4. 28, http://historycontents.net]), ‘흑산도 전승설화로 본 면암 최익현과 손암 정약전의 유배생활’(이준곤, <논문집> 11, 목포해양대학교, 2003) 등의 글이 참고가 된다.

한편 문화재 지정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전라남도 문화재위원회[2007.12.18]에서 상라산성은 제사터, 봉화대, 관사터를 포함하여 ‘신안 흑산도 상라산성’을 명칭으로 하여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하기로 심의되었다. 그리고 ‘삼층석탑 및 석등’을 ‘신안 흑산진리 무심사지 삼층석탑과 석등‘으로 변경지정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 흑산도 읍동 상라산에 위치한 상라산성   (일명 반월성)                                            © 김기식

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은 답사을 통한 연구논문을 마치면서 두 가지 제안을 했다.

첫번째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면암 최익현의 흑산도와 우이도 행적에 대한 연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자료를 집대성하여 주석하는 작업, 나아가 역사 교육의 체험의 자료와 그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문화유산 차원에서 보존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말기인 1876년-1879년의 역사 현장이다. 그리고 현재의 비는 1924년에 건립되었지만 조선시대 말기의 유서를 담고 있다. 향토유적 또는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는 견해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혼과 숨결이 배어 나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국보 제 1호 숭례문의 화재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보면서 다시금 문화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며  더욱 경각심을 갖고 하늘이 내린 섬! 천사섬(1004개섬)의 신안군!  흑산도를 비롯한 각 읍면 고장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지와 유물들을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당위성이 절실하다.

▲ 고대국제해양도시 역할을 했던 흑산면 읍동마을(고을기미)  겨울설경 모습                     ©김기식

한편 , 흑산도문화유산답사를 통한 일련의 조사 및 연구결과를 토대로  신안군 흑산도를 21세기 신해양의 시대에 고대동북아 국제교역의 중심거점인 국제적인 섬 관광 중심지로 부각시킬수 있고, 해양관광 및 풍부한 해양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 하기 위해 신안군 흑산면사무소 (면장 김형주 , 관광계장 김근성)는  흑산도 고대국제해양도시 복원 사업비 총 200억원 중 60억원을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건의 중에 있다.

이는  신안군 흑산면 진리 읍동마을 일대로서  면적 65,000 ㎡   주요 시설물인 상라산성, 무심사선원지등 발굴 사업비 20억원, 산성,관사터, 무심사지 복원 사업비 100억원, 포구시설 및 시가지 복원 사업비 50억원, 고대항구역사관 건립 사업비 30억원 이며  총 소요사업비 200 억원(국비 60억원, 도비 40억원, 군비 100억원)이며 한.중.일 국제교역의 중심거점인 흑산도의 해양문화자원에 대한 발굴 및 복원을 통한 해양관광활성화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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