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들에게 공급되는 면세유가 엉뚱한 곳으로 줄줄이 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과 짜고 허위 매출전표를 작성, 면세유를 부정 유통ㆍ판매한 주유소 업자가 적발됐고, 명의를 도용해 개인적으로 유류카드를 부당 사용한 농협 직원도 붙잡혔다.
 

▲ 신안군 지도읍 송도선착장에 정박중인 새우젓잡이 어선 (이 기사와 무관함)    ©신안신문

심지어 폐선에까지 면세유 카드가 발급된 것으로 밝혀져 유류카드 발급에 대한 농협의 관리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목포해양경서는  22일 영암군 영산호 내수면 어민들에게 공급된 면세유를 불법 유통ㆍ판매한 혐의로 주유소 업자와 어민, 농협직원 등 19명을 적발해 10명에 대해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주유소 대표와 어민들은 2003년부터 6년여에 걸쳐 면세유 구입권과 면세유 구매전용카드를 이용, 면세유 160만ℓ를 빼돌려 일반인에게 과세유로 팔고 차액인 세금 15억원(해경 추산)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 주유소 대표는 2003년부터 면세유 구매전용 카드를 어민들에게 받아 직접 관리하면서 허위매출전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과세유로 팔고 부과된 세금을 서로 나누는 수법으로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3억1000만원까지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해경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된 영암군 모 농협 면세유 취급 담당자 2명은 면세유를 받을 수 있는 어민 명의를 도용, 면세유류 구입권 등을 마음대로 발급해 면세유 1만 3000ℓ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2000여 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농어민들에게 일반 시중가의 약 40% 수준에서 면세유를 공급하고 있다. 농어민들에게 1년에 1만7000~3만여ℓ씩 공급되는 면세유가 실질적 수혜자가 아닌 일부 어민들과 유류 판매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어민들은 농협으로부터 면세유 구입권과 면세유 카드를 발급받아 면세유 공급가격보다 약간 높게 주유소 업자에게 넘겼다.

또 주유소 업자들은 어민들로부터 구입한 면세유 카드를 이용해 기름을 공급받아 시중 유통가격으로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면서 차액을 어민들과 나눠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아예 선박이 없거나 폐선상태의 어선을 보유한 어민들에게까지 유류카드가 발급되고 부부와 형제, 부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면세유 취급 공무원은 어민 명의를 도용해 면세 유류구입권 등을 임의적으로 발급받아 자신의 차량용 등으로 사용해 도덕적 해이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목포해경은 지난해에도 면세유 140만ℓ를 불법유통시킨 주유소 업자와 농협과장 등 52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다.

목포해경 김희태 수사과장은 "수협의 경우 선박의 입출항과 조업실적 등을 참고해 유류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나 농협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영암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면세유 부정 유통과 판매는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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