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많은 돈을 들여 만든 루미나리에(빛의 거리·luminarie) 조명 시설을 철거한 후 다시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목포시는 “루미나리에가 관광객 유치 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목포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목포시는 “목원동 중앙시장 등 730m 구간에 설치된 루미나리에 조명시설이 2년이 지나면서 낡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어 철거하고 재설치하는 공사를 조만간 시작해 다음 달 10일께 끝내겠다”고 밝혔다.

시민 설문조사 결과 경관 조명이 관광객 유치 등에 큰 도움을 줬고 ‘빛의 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기존 시설을 철거한 후 색깔이 훨씬 화려하고 구간별 교체 설치가 가능한 최신 루미나리에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시는 전했다.

시는 재설치 사업비는 시 예산을 은행에 맡긴 대가로 받은 협력사업비 가운데 13억 5,0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며 ‘기존 시설물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설치하기 때문에 시의회 승인 사항은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목포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루미나리에 조명시설을 이번 기회에 완전 철거하고 이 사업비를 효율적인 곳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정민 의원은 “다른 자치단체는 협력사업비를 집행하고자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지원이나 기금 조성, 풍수해 보험 가입비 지원, 장애인 차량 구입 등에 사용하고 있는데 시는 야간 경관 조성 사업에만 쓰고 있다”면서 “행사기간만 임시로 설치하는 시설물인 루미나리에 상시 설치를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유재산인 루미나리에 시설을 철거하고 다시 설치하려면 공유재산관리법에 따라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시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06년 2월 6억 5,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목포극장 앞 루미나리에 조명시설은 구조물이 강풍에 취약하고 LED(발광다이오드) 전등 접촉 부분이 합판으로 돼 있어 녹이 슬면서 접촉 불량에 따른 고장이 잦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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