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범민주계가 한나라당에게 530만표 차이로 10년 민주정권을 고스란히 상납할 수밖에 없었던 대선결과는 유권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5년에 대한 국민적 평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당시 범민주계 후보였던 정동영 후보의 개인적인 능력을 떠나 선거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준엄한 심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임한 노 전대통령이 호남유권자들에게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은 적반하장,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

마치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이 호남사람들 때문이라는 식의 노 전대통령의 인터넷 토론방 발언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망발인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의 이번 망언은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열린당을 창당한 위험한 정치실험 당시의 생각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직을 떠나 고향으로 가서 농사나 짓겠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속셈을 이번 호남비하발언에서 잘 읽어낼 수 있다.

범민주계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이란 간판으로 정치적 통합을 한 것을 두고도 노 전 대통령은 단 한번도 잘 했다고 평가를 하지 않고, 통합을 제대로 해야 한다거나 더 큰 통합을 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에게 영남을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통합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찾아갔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은 사실상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전국정당이 되려면 영남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영남중심 정당을 구상하고 있음이 이번에 확실하게 드러났다.

퇴임 후 지난 7개월 동안 노 대통령은 범민주계 통합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다.

통합민주당 출범 이후에도 잘했다고 평가한 적은 더 더욱 없다. 뭔가 맘에 들지 않다는 것을 수차에 걸쳐 우회적으로 지적해 오고 있다. 심지어는 농담조로 통합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초청도 안하더라고 한다거나 입당하라고 하지도 않았다거나 하는 등 가볍고도 뼈있는 멘트를 던지면서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남을 포함시켜야 한다.
 
통합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사실상 현재의 통합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뭔가 불만이 가득찬 속내만을 조금씩 보여준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영남의 범민주계 인사들에게 민주당에 참여하라거나 또는 민주당이 전국정당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영남의 뜻있는 양심세력, 민주화 세력, 영남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늘 호남정치세력, 호남유권자 탓 만 해왔다.

이 같은 이유는  노 전 대통령  독자적인 친노 영남정치세력을 만들고 싶어 하고 그 명분을 찾으려고 부단히 몸부림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영남을 포함시키지 않고 호남정치인 중심의 호남당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영남신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에 복귀했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토론방을 개설한 것 자체가 현실 정치에 깊숙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다. 인터넷 정치를 가열 차게 꿈꾸는 노 대통령이 정치에 깊게 관여 할수록 지난 대선에서 530만 표 차이는 굳어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선이 이명박과 노무현으로 고착될수록 민주당은 김빠진 맥주 꼴이 된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 인물이 없다고도 말한 바 있다. 차기 대선 후보감이 없다는 것이다.  전임대통령 격에 안 맞는 정치 토론방을 개설하고 민감한 정치 문제를 놓고 밤잠을 안자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비극이다.

노 전대통령은 재임시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이제 퇴임 후에는 민주당을 무력화시키는 일을 하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에 자주 등장할수록 지난 선거에서 노 전대통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린 유권자들은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가 나나날 것이 뻔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간접 지원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임대통령이 정치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직 대통령의 격에 맞는 품위 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 좋다.

민주당을 진짜로 사랑한다면, 민주당이 전국 정당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이제라도 개인적인 정치토론방 운영을 중단하고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이용해 재임시 민주세력들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사과하고 범민주계가 민주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호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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