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규 민주평화연대 전국 발대식 준비위원장 © 뉴민주.com

항아리가 깨져 물이 줄줄 샌다. 그러나 물을 담는 항아리 관리인은 그 사실 조차 모른다.

정확하게 말하면 깨진 항아리를 여러차례 땜질 한 바 있지만 온전하게 땜질이 제대로 안돼서 아직도 물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깨진 틈새를 제대로 수리하지 못하고 왜 물이 제대로 차지 않느냐고 울상이다.
 
민주당 이야기다. 당 지지율이 왜 안올라가느냐고 다각적으로 고민하는 민주당의 현상은 아직도 땜질이 제대로 안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깨진 항아리를 제대로 수리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많은 물을 담을 수가 없다. 
 
민주항아리가 깨진 것은 민주세력 분열이다. 구체적으로 민주항아리가 깨진 시기는 민주당을 깨고 열린당을 만들 때다.

누가 민주 항아리를 박살 냈는가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누가 뭐라해도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당을 창당한 노무현 대통령이다.

50년 만에 수평적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다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정통성있는 민주당을 지역정당이라고 몰아부치고 100년정당 운운하며 당돌하게 열린당이 만들어 지는 그 순간 대한민국의 민주세력은 둘로 갈라졌고 그 후유증이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자그만치 530만 표 차이로.
 
뒤늦게 깨진 항아리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세력들이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통합민주당이란 깃발로 뭉쳤지만 깨진 민주항아리의 틈새를 완전하게 복구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항아리를 깬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지만 깨진 항아리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한 책임은 현재 민주당 지도부에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현재 지도부는 물론이고 지난 총선을 전후한 지도부 즉, 손학규 박상천  공동 대표에게도 그 책임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민주항아리가 깨질 때는 열린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졌고, 깨진 항아리를 복구한답시고 적당히 땜질한 후에는 통합민주당과 무소속으로 갈라졌다.
 
깨진 항아리를 적당하게 땜질하는 과정에서 항아리 파편조각으로 흩어져 민주당을 떠난 인사들이 무수히 많다.

민주적 과정을 거쳐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던 이인제 의원도 깨진 민주당 항아리 파편인 셈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과기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전 장관도 깨진 민주항아리 조각일부다. 국민 속에 민주당 간판 처럼 깊게 각인된 김경재 전 최고위원도 지난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민주항아리 파편이 됐고,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이상열 전 의원도 깨진 항아리 수리 과정에서 분실된 민주항아리 조각이다.
 

▲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고심 중에 있는 민주당 지도부     © 뉴민주.com

17대 국회에서 초미니 민주당의 깃발을 부여잡고 여당도 아니고 제대로된 야당도 아닌 매우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당차게 의정 생활을 했던 이승희 전의원, 손봉숙 전의원, 김종인 전의원도 현재 민주당 본체 항아리에 붙어있지 못한 항아리 파편인 셈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장이 곧 당선증이라는 호남에서 유권자들의 존엄한 선택을 통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광주의 강운태 의원, 전주의 이무영 의원, 전남 신안무안의 이윤석 의원도 민주당 항아리 본체에 아직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경북의 유시민, 경남의 김두관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총선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을 떠난 홀로 떠난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마찬가지다.
민주항아리 본체에서 떨어져 있는 민주파편들 곁에는 또 얼마나 많은 미세한 파편, 지지자들이 있는가? 

그 뿐 만이 아니다. 열린당의 반란 이후 민주당을 지키는데 혼신을 다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또 어떤가,
민주당 역사의 산증인 권노갑도 있고,  당 대표를 지낸 한광옥도 있다. 민주당 혈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모든 분들이 민주당에 팔 걷어부치고 합류하는 것이 순리이고 이것이 대통합 대화합이다. 이런 획기적인 조치 없이 깨진 항아리에 물담기는 무의미하다.

 
깨진 항아리를 제대로 땜질하지 못한 것은 항아리 본체와 성질이 잘 맞지 않는 이상한 물질을 대량사용하는 땜질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나라당 항아리를 구성했던 한나라당 항아리 파편을 가지고 민주당 항아리 땜질에 이용했고, 통합 보다는 분열에 익숙한 성질을 가진 열린당 항아리 조각을 대거 수습해 민주당 항아리와 접목을 시도했기 때문에 땜질이 제대로 안된 것이다. 항아리 이름은 민주항아리라고 하면서 땜질과정에서 열린당 항아리 조각을 대거 사용하는 바람에 깨진 틈새가 제대로 아물지 못한 결과다.
 
민주당 성질이 강한 항아리 조각들을 중심으로 항아리 땜질을 완벽하게 한 다음 국민 여론, 국민지지라는 맑은 물을 채워야 하는 것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짝퉁 조각들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민주항아리가 제대로 복원 될리 만무하다.
 
정세균 당 대표는 민주항아리에 물을 담는 일을 맡은 실무자다. 물을 구하려 대구 제주 부산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물이 모아지질 않는다. 항아리 땜질이 제대로 안된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깨진 항아리, 금이간 항아리에 물 담기를 잠시 멈춰야 한다. 지금 할 일은 항아리가 아직도 완벽하게 수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그리고 아직도 민주항아리 본체 주변에 널려있는 소중환 민주항아리 파편들을 정성껏 주어 모아서 항아리 틈새에 끼워 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절대로 국민지지라는 물이 민주항아리에 모아 질수가 없다.
 
수혈을 할 때도 혈액형이 잘 맞아야 부작용이 없다. 지금 민주당은 수혈을 필요로 한다. 민주당은 너무 오래동안 응급실에 방치돼 있다. 더 늦기 전에 국민이 인정하고, 당원이 인정하고, 지역구 구민들이 인정하는 정통 민주당 피를 가진 분들을 찾아 간판에 맞는 민주당 혈액을 공급받아 응급실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
  <조원규 / 민주평화연대 전국발대식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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