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양장 공사가 막대한 국가 예산이 손실될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수개월간 책임규명과 원인 파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목포지방 해양 수산청이 발주하고 ‘ㄱ’토건 주식회사가 시공한 ‘목포 북항 소형어선 물양장 축조공사’가 당초 설계대로 준설이 불가능한데다, 부두 안벽의 침하와 균열 등이 발생해 지난 4월부터 전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 건설하던 ‘목포 북항 소형어선 물양장 축조공사’의 안벽이 선박의 접안을 위해 물양장 내부의 뻘을 제거하자 균열이 발생하고, 뒤틀리고, 기울면서 전면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향후 책임과 공사진행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6개월에 가까운 시일이 지나도록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진척이 없어 인근 소형어선선박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사가 전면 중단될 당시 시공사가 바다와 가까운 쪽에서 물양장 내부의 뻘을 파내기 시작하자 물양장 안벽에 주먹만한 균열이 생겼고 물양장의 외벽은 바닷쪽으로 위태롭게 기울었다.

시공사 등은 준설을 할수록 부두 안벽이 밀려나 공사를 계속할 경우 부두전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공사의 마무리 단계인 선박접안을 위한 내부의 뻘 준설을 시작하자마자 물양장 안벽에 균열이 생기고 기울기 시작했다.

추세대로면 전체 550미터에 달하는 물양장 축조공사 전체를 재시공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목포 해수청 관계자도 “정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전체를 재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한데 더해 소형어선 어민들의 피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들의 지적에서처럼 재시공을 할 경우 기존 투입금 63억의 약 2배에서 많게는 3배가량의 자본이 추가로 투입되야 한다는데 있다.

이에 대해 모 건설인은 “시행청의 지시 감독소홀, 설계사의 오류, 시공사의 부실공사, 감리사의 감독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명확한 책임분배가 어려워 상당한 국가 예산이 추가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의 잘못을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결과다”고 비난했다.


◆ 북항 소형어선 물양장 공사

자칫 돈먹는 하마로 전락 할 위기의 목포북항소형어선물양장 공사는 지난 2004년 초에 북항 인근의 소형어선들이 정박해 파도로부터 배를 보호하고 하역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63억 전액 국가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 12월에 완공해 소형어선 어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으로 진행 됐으나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언재 진행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답보상태에 처한 것이다.

공사는 부지의 외곽에 선박들이 접안 할 수 있는 안벽 등을 먼저 구축한 다음에 어선들이 물양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내부의 뻘 등을 제거하는 순서로 진행했으나 뻘을 제거하자마자 즉각 구조물에 변형이 시작된 것이다.


◆ 원인과 책임은?

이처럼 부실공사로 인해 국고가 고스란히 수장될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공사 관계자들은 원인과 책임에 대해 모두 소극적인 입장을 밝혀 도덕적 비난마저 사고 있다.

▶ 시행청, “책임감리가 알고 있다”

시행청인 목포 해수청 관계자는 “공사 감독에 대한 책임 감리를 부여했기 때문에 감리단에서 조사하고 있다. 아직은 발주처, 시공사, 감리단, 설계사 중 어디에 책임이 있는 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고 책임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추가예산 소요에 대한 책임에 대해 “이 또한 정밀조사를 거쳐 책임자가 규명되면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대책에 대해서 “토목학회에 용역을 의뢰해 용역 결과에 따라 공사의 설계변경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 정확한 침하원인이 밝혀져야 하는데, 지금상태로는 침하원인이 설계나 시공상의 문제인지, 준설과정의 잘못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시공사, “시행청에 문의하라”

부실공사 의혹을 사고 있는 ‘ㄱ’토건 관계자는 “시행청인 해수청에 문의하라. 밝힐 문제가 아니다”고 말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책임 소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억원의 국가자금이 고스란히 묻힐 위험에 처했음에도 공사책임자가 무책임한 발언으로 일관한다는 비난이다.
이모 공사 전문가에 따르면 측면의 압력을 지탱해야하는 강널말뚝(쉬트파일)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시공사의 책임에 무게를 뒀다.

▶ 책임감리사, “땅속의 일을 어떻게 아느냐?”

감리사는 공사의 설계도서 등의 내용대로 시공되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며 발주자의 감독권한을 대행해 시공상의 잘잘못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사실상 공사책임을 가리는 열쇄를 쥐고 있다.

문제의 물양장 공사 감리를 맡은 ‘ㅅ’엔지니어링의 관계자는 공사중단 원인에 대해 “땅속에서 일어난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라는 상식 밖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목포 해수청이 책임 감리사에게 부여한 ‘시공계획의 검토’, ‘시공이 설계도면 및 시방서의 내용에 적합하게 행하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설계내용의 현장조건 부합 및 실제 시공가능여부 등의 사전검토’ 등의 책임을 지고 있는 감리사 관계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이처럼 안이한 사태인지능력을 가진 회사를 감리사로 선정한 목포해수청의 선정 기준도 제검토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수청에 따르면 감리에 대한 비용으로 11억 7만원이 책정돼 있는데도 이처럼 부적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고유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 공사 전문가 진단

▶ 설계상의 오류

이모 공사전문가는 “1차 의혹은 설계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설계상 쉬트파일을 이용한 공법으로 공사를 하면서 수직압력에 대한 수치가 계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면 시추작업을 통해 암반층까지 파일이 도달하도록 설계하지 않았을 경우 직각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정밀 시추작업을 통해 암반층을 정확히 계산해야하지만 동일 암반 높이로 계산해 설계해서 일부 파일이 암반층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아예 암반층까지 당도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계산이다.

그는 이어 “또 일반 토사층이나 암반층 공사로 착각해 측면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계산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즉 물양장 안벽 구조물 외부 측면에서 뻘이 가하는 압력을 지탱하지 못하고 파일이 휘거나 암반층에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계하면서 층면의 압력을 무시하고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다.

▶ 시공상의 부실

또 다른 건설인은 시공상의 부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ㄷ’ 건설사 대표는 “파일이 탄탄한 지층까지 들어가지 않아 균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뻘은 혼탁한 물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단한 암반층에서 지탱하지 못하면 뻘 위의 구조물은 균열로 인해 붕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복합 부실

감리단 책임자는 “설계시에 지층의 강도를 보다 강하게 보고 설계가 이뤄져서 수평역(측면압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시공사가 설계대로만 시공해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설계와 시공에 복합적 책임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향후 대책

우선 전체의 구조물을 철거하고 재시공 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물양장을 시공하고 물양장 내부의 뻘 등의 물질을 제거하는 시작점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이므로 재시공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어 보완공사를 통해 측면 압력을 흡수하는 방법이 있으나 균열의 원인이 측면 압력일 경우에 한정돼 있고 이 또한 만만치 않은 공사기간과 소요예산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