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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섬마을 축제 ‘산다이’,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서 정식 문화 코드 데뷔
-10월 20일부터 사흘간 자은도 일원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에서 ‘산다이’ 비롯한 섬 문화유산 예술가들과 섬 주민들에 의해 재해석된 공연 통해 정식 문화 코드로 데뷔...섬 문화 대중화 시동 ‘신비의 바닷길’ 노두...대표적인 노둣길은 증도면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
강승원.정대영기자.최재형편집위원

 

 

신안 섬마을 축제 ‘산다이’,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서 정식 문화 코드 데뷔

 

-10월  20일부터 사흘간 자은도 일원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에서 ‘산다이’ 비롯한 섬 문화유산 예술가들과 섬 주민들에 의해 재해석된 공연 통해 정식 문화 코드로 데뷔...섬 문화 대중화 시동

‘신비의 바닷길’ 노두...대표적인 노둣길은 증도면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

 

 

▲ 홍성담 작가의 ‘산다이’를 그린 스케치.    © 신안신문/목포뉴스 편집국


육지를 벗어나 섬에서 처음 열리는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를 통해 섬사람들의 독특한 축제문화인 ‘산다이’가 대중들 앞에 선보인다.

 

개최지 신안군은 이번 행사에서 ‘산다이’와 함께 ‘우실’, ‘노두’ 등 국토 서남해 도서·연안 지역 고유 문화유산을 전면에 내세우며 섬 문화 대중화에 시동을 걸었다.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자은도 일원에서 열리는 문화의 달 행사에서 ‘산다이’를 비롯한 섬 문화유산은 예술가들과 섬 주민들에 의해 재해석된 공연을 통해 정식 문화 코드로 데뷔하게 된다.

 

 독특한 섬 문화, ‘산다이’ ‘우실’ 그리고 ‘노두’

 

산다이는 신안을 비롯한 서남해 도서·연안 지역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독특한 놀이문화다. 남녀노소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수시로 왕성하게 행해졌으나 섬에서 사람들이 떠나면서 산다이 또한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청춘들은 산다이에서 주로 육자배기, 청춘가 등 사랑과 연정을 담은 민요를 불렀다. 1970년대 이후로는 민요와 함께 유행가를 불렀다. 장단을 맞추던 것도 술상과 젓가락부터 북이나 장구, 통기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산다이의 어원은 ‘산대희’(山臺戲·큰길가 임시무대에서 행해진 탈놀음)의 지역어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관제 행사로 열려온 산대희가 민간으로 확산하면서 서남해안에선 산다이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노동요가 일판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면, 산다이는 일상과 도덕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간 본성에 충실한 정서를 노래했다. 

 

‘산다이 청춘들의 노래와 연애생활사(나승만·이경엽 공저, 민속원, 2016)’를 비롯해 산다이를 다룬 서적과 논문도 다양하다. 

 

국립목포대학교 이경엽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산다이라는 문화는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 청춘들 문화로만 좁혀보면, 요즘으로 치면 ‘썸 탄다’고 하는 거랑 같다”라며 “자기만의 멋을 재력이나 완력 같은 것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멋진 노래로 세련되게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안 출신 화가 홍성담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철들고 나서까지 명절 때 바닷가, 소금창고, 친구집 너른 마당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시도 때도 없이 산다이를 하며 즐겼다”라며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춤췄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산다이가 나에게 각별해서인지 요즘 사람들이 케이(K)팝, 케이팝 하는데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산다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 신안군 암태면 송곡마을 우실     © 신안신문/목포뉴스 편집국


산다이와 함께 신안이 꼽는 독특한 섬 문화로는 ‘우실’과 ‘노두’를 들 수 있다.

 

육지와 마찬가지로 섬 집은 대개 돌이나 나무로 울타리를 두르기 마련인데, 우실은 섬마을 전체에 두르는 울타리다. 억센 바닷바람에서 마을 전체를 지키기 위한 공동체 정신의 산물이다. 섬 밖에서 찾아드는 질병과 액운을 차단하는 종교적 의미도 담겼다.

 

도초면 우이도의 당집과 당숲을 에워싼 ‘성재담’이나 비금면 내월리의 우실은 돌담이다. 나무가 군집을 이뤄 당숲과 닮은 우실은 암태면의 익금마을, 송곡마을, 안좌면의 대리, 여흘리 등에 조성돼 있다.

 

노두는 섬과 섬을 잇는 징검다리다. 섬 주민들이 손으로 직접 놓았던 노두는 시간이 지나 지금은 시멘트를 둘러쓴 노둣길로 변했지만, 여전히 물이 차면 잠기고 물이 쓰면 길이 드러나는 ‘신비의 바닷길’이다. 

 

학생들의 통학, 주민의 왕래, 어부의 생업을 위한 통행로로 활용됐으며, 큰 섬보다 작은 섬에 많다. 단순히 사람과 물자만이 오갔던 게 아니라 섬 문화를 세상에 전하고, 육지 문명을 들여오는 통로 구실을 했다.

 

기술 발달로 섬마다 다리를 놓을 수 있지만, 섬사람들은 여전히 달(月)의 시간에 맞춰 노두를 지나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섬이 가장 많은 신안에 노둣길 또한 몰려 있다. 대표적인 게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이다.

 

▲ 신안군 증도면 기점 소악도 노둣길     © 신안신문/목포뉴스 편집국


산다이에서 가져온 영감, 공연으로 풀어낸다

 

이번 ‘2023 문화의 달 행사’에선 산다이를 비롯한 신안의 독특한 섬 문화에서 영감을 가져온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대표 프로그램은 21일 오후 6시 자은도 뮤지엄파크 특설무대에 오를 ‘1004섬 산다이와 100+4 피아노의 만남’. 문화의 달 행사의 개막 및 주제 공연으로 부제는 ‘산다이. 신안에서 대한민국으로 세계를 품다’로 정해졌다.

 

피아니스트 임동창 예술감독은 산다이에서 영감을 얻은 자작곡 '아름다운 피아노 섬, 자은도'를 시작으로 바이엘, 찬송가, 클래식, 영화 OST, 대중가요를 재해석한 연주곡을 104명의 수준급 피아니스트와 협연한다.

 

아울러 신안군은 마당극 ‘홍어장수 문순득 표류기’, ‘신안 만인보전’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여러 섬에서 열어 올 10월을 문화로 더욱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임동창 예술감독은 “신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역동성으로 충만한 고장이다. 특히 역동적인 놀이판이자 노래판인 ‘산다이’를 빼놓고 신안을 설명할 수 없다”라며 “이번 문화의 달 행사를 통해 ‘산다이’라는 독특한 섬 문화가 관람객과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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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24 [11:02]  최종편집: ⓒ 신안신문(목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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