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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정광호 전남도의회 농수산 위원장] 농촌 현실에 맞는 외국인 근로자 제도 필요
고용노동부의 현실에 맞지 않는 갑작스런 발표는 농업인을 사지로 내모는 형국,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미허가 가설건축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과는 큰 괴리감
정광호 전남도의원

 

농촌 현실에 맞는 외국인 근로자 제도 필요

고용노동부의 현실에 맞지 않는 갑작스런 발표는 농업인을 사지로 내모는 형국,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미허가 가설건축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과는 큰 괴리감

 

 

[오피니언 / 정광호 전남도의회 농수산 위원장] 모내기와 봄 파종으로 분주했던 농번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들녘에는 초록물결이 가득하다.

 

▲ 전남도의회 정광호 농수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신안2)     ©목포뉴스/신안신문

 

논밭에는 진하게 물든 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농업인과 외국인 몇몇이 담배잎과 옥수수 수확, 고추 따기 등 그 손놀림이 매우 빠르고 능숙하다.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어느새 땀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린다.

 

과거에는 가족·친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농사일을 서로 돕고 일손을 보탰지만, 지금의 농촌은 외국인 근로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이 없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이처럼 외국인근로자가 농촌일손을 보태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

 

지난 2004년 신설된 고용허가제도는 초기 농어촌 현장에 투입되어 적절한 노동력을 공급하는데 기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도는 농작물 생장 주기에 따라 노동 수요 변동성이 커 장기 체류하는 상용근로자 고용제도와 맞지 않았다.

 

이에 새롭게 등장한 제도가 바로 계절근로자제도다. 계절근로자제도는 외국인 근로자가 농번기 90일 이하 기간만 일하고 출국하는 제도다.

 

계절근로자는 지자체 신청에 따라 수요가 정해지며, 계절성을 띠고 있는 농업분야의 근로조건에 맞게 설계된 공급 정책이다. 2017년 도입 이후 급속도로 그 수요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근로자 숙소 문제로 고용노동부와 농업인과의 마찰이 불거졌다.

 

고용노동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기숙사 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지난 5월 행정예고하고, 올해부터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허가(신규, 사업장 변경, 재입국특례, 재고용 등) 신청시 가설건축물 신고필증이 없는 비닐하우스, 관리사 등을 숙소로 제공하는 농가에게는 허가해 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근로자 인권 문제로 이제부터 가설건축물 또는 관리사를 주거시설이라는 입증자료를 제출해야만 숙소로 인정하고 외국인근로자를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변경된 내용은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미허가 가설건축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과는 큰 괴리감이 있었다.

 

향후 이 규정이 개정되면, 외국인 근로자를 희망하는 농가주는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필증을 받아야 하고, 축사 관리사는 건축물대장상 주거시설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농지법에 따라 농지에는 전용 허가를 득해야만 건축물 신축이 가능하며, 반드시 건축물을 짓기 전에 받아야 해 현재 임시 거처로 사용 중인 미허가 가설건축물은 철거해야 한다.

 

관리사도 마찬가지라 현행법상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즉 실제 건축법에 맞게 숙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용도에 맞는 땅에 건축물로 허가를 받아야만 숙소로 인정돼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농업인이 이 조건에 충족하려면 농지 주변으로 주택(기숙사)을 지을 땅을 새로 구해야 하고 주거가 가능한 건축물을 신축(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농촌의 과반수이상이 임차농으로, 실제 농지 소유자는 따로 있다.

 

그런 여건 속에서 제 땅도 없는 농업인이 농지를 사서 전용 허가를 받아 가설건축물을 짓거나, 주택용 토지를 별도 구입해 건축물을 지을 수 있을까? 지금 농사짓는 농토도 제 명의가 아닌데 가설건축물이든 주택용이든 땅을 사고 건축비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고 외국인근로자를 포기하고 찾기 힘든 국내 인력을 어디서 구해 농사를 지으란 말인가?   

 

현재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나라의 농업 부문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한 축이 되었다. 이들이 없다면 사실상 농촌 지역의 경제가 멈추게 될 만큼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 바탕에는 농촌 지역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있었다.

 

정부는 농촌에서 노동력 수급이 어려워지자 농번기 단기 고용 수요를 위한 계절근로자제도를 마련함으로서 꾸준히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장려했다.

 

결국 농촌지역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되었다.

 

앞으로도 농촌의 고령화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농촌 사회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의 현실에 맞지 않는 갑작스런 발표는 농업인을 사지로 내모는 형국과 마찬가지다.

 

올해도 농번기철 농촌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제한이 강화되자 인력부족은 심화되고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거기에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감소되었고, 국민 소비량까지 줄면서 농산물은 제값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인력난, 고임금, 작황 및 소비부진까지 삼·사중고를 겪고 있다.

 

물론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문제도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기에 정부는 현실의 농업과 농촌의 여건에 맞는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조치를 슬기롭게 마련하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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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29 [15:34]  최종편집: ⓒ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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