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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최고위원에게 주는 글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응당한 사과를 하는 것이 지성인의 자세다
정운현칼럼니스트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곶감 발언’이 말썽이다.


류 최고위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2건)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청와대에서 딴 감을 곶감으로 만들어
청와대 출입기자 등에게 돌린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류 최고는 김 여사의 감 깎는 사진을 올려놓고선,

‘사진 말고 첨부터 끝까지 (감 깎는) 동영상을 공개하라,
(감 깎는) 사진 날짜도 공개하라,
감 씻는 것부터 꼭지 따는 것도 다 보여 달라,
서울서 감 말려도 되나,
곶감이 그리 빨리 마르나?
심지어 감 깎을 시간에 민심의 소리를 들으러 가라’ 고도 했다.

류여해 최고위원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

앞서 22일 <서초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는
청와대 관저 처마 아래 매단 감 아래서 김 여사가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두고 “진짜 멋있다”면서도
“그걸 과연 영부인이 했겠느냐,
누군가 설치예술 하듯 설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보여주기 식 쇼’라는 얘기다.
류 최고 말대로 어쩌면 ‘쇼’인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감 깎을 시간에 민심 청취가 더 급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백번을 양보해도 류 최고의 지적은 온당치 않다.
우선 요즘은 앉아서도 천리 밖 소식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TV에는 종일토록 뉴스가 나오고, SNS에는 없는 게 없다.
꼭 나돌아 다녀야만 민심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또 민심을 듣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백방에서 민심을 듣고도 누구처럼 흘려들으면 헛일이다.


그런 지적은 이미 전 정권 때 했어야 옳았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생존한 분들이 몇 분 있다.
그분들의 청와대 안주인 시절을 우리는 대개 알고 있다.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김 여사 같은 분은 없었던 것 같다.
방미 때 재미동포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손수 게장을 담그고
요즘 시골에서 감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그 흔해빠진 청와대 경내의 감을 따서,
또 그걸 손수 깎고 청와대 관저 처마에 매달아 말려서
미혼모, 청와대 직원, 출입기자들에게 돌렸다는 영부인을 난 본 적 없다.


박근혜 추종자들이 그렇게 숭앙하는 육영수 여사도 생전에
게장을 담그고 청와대 감을 따서 곶감 만들어 돌렸다는 얘기를
나는 들은 적도, 기록으로 본 적도 없다.

 

청와대 관저에서 감을 깎고 있는 김정숙 여사 (청와대 인스타그램)

영부인은 대통령의 아내다.
한 남자의 아내에 불과하나 남편 때문에 ‘공적 위상·역할’이 주어졌다.
영부인으로서의 외부행사 보좌를 위해 청와대 제2부속실이 있다.
그밖에 법적으로 특정지위나 하부조직이 주어진 것은 없다.
내명부를 관장하던 조선시대 임금의 아내 ‘중전마마’와는 다르다.
그간 우리가 봐온 역대 영부인들의 ‘임무’라는 게
남편인 대통령의 공식행사 때 동행, 보좌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고아원 방문 같은 건 지극히 피상적인 외부행사일 따름이다.
적어도 내 생각으로 영부인은 남편 뒷바라지 잘 하고,
잠자리에서 베개머리 송사로 국정을 어지럽히지만 않으면,
그만하면 다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그 이상으로 잘한다면 대통령, 국민 모두에게 복된 일이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류 최고는 김 여사가 하는 행동이 왜 그리도 못마땅할까?
혹 역대 영부인 누구처럼 나서서 설치는 그런 영부인이길 원하는가?
값비싼 옷으로 치장하고 청와대 예산을 물 쓰듯 하길 바라는가?
아니면 이번에 김 여사가 손수 만든 곶감 맛을 못 봐서 그러는가?


(류 최고는 생판 모르는 타인에게 주기 위해 감을 깎아 본 적이 있을까?) 
제1야당 최고위원이 권부(청와대)를 감시.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도 아닌 영부인의 사생활을 거론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비난하는 건 온당하지도, 점잖지도 못하다.

이번 ‘곶감 발언’과 관련해 류 최고는 김 여사에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본다.
류 최고는 1973년생, 김 여사는 1954년생이다.


비단 나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예의가 아니다.
나는 초야에 묻혀 잡문이나 끄적이는 한낱 서생에 불과한 사람이다.
무슨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생 선배(1959년생)로서 하는 충고다.


모 시민단체에서 류 최고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는 그게 문제가 아니다.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응당한 사과를 하는 것이 지성인의 자세다.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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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9 [18:00]  최종편집: ⓒ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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